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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아(1) : 지금의 최인아를 만든 결정적 순간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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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브랜드는 좀 특별합니다. 어떤 생산품이 아니거든요. 물건이 아니라 최인아라는 사람입니다.

그는 29년동안 카피라이터로 일하며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등 한 시대에 돌풍을 일으킨 카피를 뽑아낸 능력자입니다. 삼성그룹 최초 여성 임원으로서 제일기획 부사장을 지낸 뒤 돌연 사표를 낸 그는 선릉역 인근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최인아책방'을 열고 서점의 경험을 새로이 설계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름 석자 그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라고 할 수 있죠. 

그런 최인아 대표가 지금의 자신을 있게한 소중한 결정적 순간을 공유하는 시간이 11월 27일 비마이비에서 열렸습니다. 세션이 열린 지는 조금 시간이 흘렀지만, 그가 이날 비마이비에서 공유한 영화같은 인생담과 책방을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만들 수 있었던 브랜딩 스킬을 브랜드 위클리에서도 나누고 싶어, 이번 화에서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그날 세션에 참가했던 분들의 말에 따르면, 모두가 그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빠져들어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그럼 이제, 최인아 대표를 만나보세요.


 

양파 껍질 까듯이, 죽을 때까지 나를 알아가는 게 인생이다  
_최인아



 




 


제일기획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고 마쳤다.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29년동안 일하며 많은 광고 캠페인을 만들었다.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부사장이었다. 퇴직 후엔 더 이상 일하지 않고 학생으로 살 생각이었으나 백수 2년만에 다시 일이 하고 싶어져 2016년 8월에 최인아책방을 시작했다.광고하던 사람이 어떻게 책방을 하느냐고 궁금해들 하지만, ‘생각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에서 책방 주인으로 사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다고 느끼고 있다. 개성 있는 큐레이션 뿐 아니라 기획력이 드러나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선보이고 있고 교육, 큐레이션 컨설팅, 콘텐츠 기획과 진행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기업들과 콜라보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안녕하세요, 최인아입니다. 저는 29년 정도를 광고쟁이로 살았어요. 제일기획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죠. 몇 년 전에 은퇴 같은 퇴직을 하고 3년 정도 자유인으로 놀다 보니 다시 또 일을 하고 싶어지더라고요. 2년 전쯤 선릉 근처에 작은 책방을 열어서 지금은 책방 주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지금의 최인아를 만든 결정적 순간에 대하여  


오늘 우리가 함께 이야기할 '우리가 사는 방식'은 어려운 주제예요.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제 얘기를 안 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먼저 던져보려 합니다.

과거의 시간을 돌아보면, 저를 지금의 이 모습으로 만들어준 결정적인 순간이 몇 번 있었어요. 만약 그 순간에 그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그 길을 가지 않았다면, 지금 여기 이 모습으로 있을 것 같지 않은 순간 말이죠. 결정적 순간이라고 하면 저는 카르티에 브레송이라는 사진작가가 떠오르는데요, 이 작가가 찍은 사진은 마치 동영상 같아요. 사진 한 장만 봐도 앞뒤의 스토리가 보이거든요. 저에게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이후의 제가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보이는 순간들이요.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결정적 순간을 붙잡는 법


진짜 결정적 순간이라면 스스로가 먼저 '아! 지금이 바로 결정적 순간이구나'를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그걸 붙잡을 수 있으니까요. 다행히 저는 금방 알아차렸어요. 제가 가진 안테나는 바깥으로만 향해 있지 않고, 안으로도 향했있었거든요. 광고 일을 할 때나, 책방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나 제가 항상 첫번째로 던지는 질문은 '이걸 세상이 어떻게 생각할까'가 아니라 '나는 이럴 때 어떻게 반응하지?' '나는 뭘 하고 싶지?'예요. 물론 내가 누군가에게, 혹은 이 세상에 해가 되는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고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라는 책을 아시나요? 하루키가 지금처럼 세계적인 작가가 되기 전에 꽤 오랫동안 도쿄에서 재즈 바를 운영했어요. 실제로 그의 책에도 음악 이야기가 많이 나오죠. 그런데 어느 날 멀리서 북소리가 들려왔대요. '떠나라', '떠나라'. 그 북소리를 무시할 수 없었던 하루키는 정말 떠납니다. 잘되던 재즈 바를 접고 무작정 유럽에서 3년을 머물렀어요. 그 여행 중에 쓴 소설이 바로 '노르웨이의 숲'입니다. 만약 하루키가 자기 안에서 올라오는 '떠나라'는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어쩌면 오늘날 우리가 아는 하루키는 없었을지도 몰라요. 가장 진실된 순간은 '나로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트렌드가 어떻게 가느냐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아차리는 게 더 중요해요.

우리 몸은 늘 우리에게 신호를 보냅니다. 그런데 잘 모르죠. 여러분은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뭐하세요? 스마트폰부터 확인하고 씻으러 화장실로 향하겠죠. 마음은 벌써 출근해 있고요. '부장님이 오늘 나한테 뭐라고 하실지', '오늘 회의할 거 있는데' 등등. 나는 아직 우리 집에 있는데 생각은 벌써 회사에 가 있어요. 그러니까 내 안에서 뭐가 울려 퍼지는지 잘 몰라요. 귀 기울이지 않으니까요. 어쩌면 자기에게 굉장히 중요한 순간일 수 있는데 그냥 흘려보내 버리는 거죠.

다행히 저는 어릴 때부터 제 자신에게 관심이 많았고 저를 들여다보며 살았습니다. 제 인생의 첫 번째 결정적 순간은 초등학교 3학년 때였어요. 글짓기 시간이었는데 선생님이 제게 "글 잘 썼다"며 나와서 읽어보라고 하셨죠. 반 친구들 앞에서 글을 읽고 제자리로 돌아오던 그 순간이 지금도 명확하게 기억나요. '내가 나중에 어른이 되면 나는 무언가를 쓰거나, 말을 하는 일을 하며 살게 될 거 같다'고 느꼈거든요. 10살짜리 어린아이한테 그런 직감이 있다니 놀랍죠.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서 저의 장래희망이 몇 차례 바뀌긴 했지만요. 그건 세상이 정해놓은 업을 기준으로 봤을 때 바뀐 것일 뿐, 늘 제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일을 해왔어요. 저한텐 광고도 그렇습니다.

8.6
<브랜드 소셜 살롱> Be my B의 BRAND WEEKLY
Be my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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